My hero. 멘토&멘토링

목사님께서 지난 토요일 오전에 하나님 곁으로 돌아가셨다. 간암이셨지만 전날까지도 집에서 거동하시던 터라 처음엔 선뜻 믿기지가 않았다. 삼일장을 치르며 목사님 가족들도 교회 식구들도 천천히 평온을 되찾게 되어 감사하다.

목사님과 함께했던 많은 분들이 찾아와 다시 만났었다. 목사님께서 늦여름 막 간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 계실 때 그동안 알던 사람들이 일일히 찾아와, 마치 무협지의 주인공이 마지막에 강호의 은원을 모두 정리하는 듯 했다고, 그래서 참 좋았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났다. 장례식장에는 그때 미처 보지 못한 사람들까지도 정말 모두 찾아와 목사님을 고별했다.

대학 들어오면서부터 이제 7년. 그동안 누구보다 내게 큰 영향을 미치셨다. 목사님의 피와 땀과 눈물을 먹고 자라난 청년들이 각지에서 찾아왔다. 나는 그 제자들 중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쭉 함께 배운 마지막 후계인 셈이다. 목사님과 첫 인연은 기독교 동아리 SFC 모임에서였는데, [반지의 제왕] 얘길 하시는 모습에 '아, 이 분이라면 마음 터 놓고 함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목사님은 늘 열린 태도로 스스럼 없었고, 언제나 행복했다. 한번은 행복이 뭘까 생각하다가 내 주변에서 가장 행복해보이는 사람을 찾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떠올랐던 게 목사님이었다. 결코 풍족하지 않은 중에도 늘 부족함 없이 사셨고 웃음이 떠나지 않으셨다. 참 멋있었다.

목사님은 한조각 사심도 없이 학생/청년들을 위해 헌신하셨다. 18년 동안 작은 교회에서 재정적으로 기대할 게 없는 청년들을 계속 키워 내보내면서 그 일이 즐겁다 하셨다. 정말 즐거이 하셨다.

좀 유치할지 몰라도, 내 장래희망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목사님에게서 그 훌륭한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일은 사람을 사랑하고 세우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나도 목사님을 반절이라도 닮아, 누군가의 멘토로 이 삶을 살길 소원한다. 내 꿈은 KAIST에 돌아와 목사님처럼 후배들을 가르치며 교회를 섬기는 것이다. 나는 목사님을 기억하며 그 날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