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3일
First things first.
언제부턴가 내 입으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일들이 늘어났다. 작년 초에도, 딱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맡고,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지자는 다짐을 했었는데, 오히려 점점 더 그러지 못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그렇고 RPG 플레이에서도 중도에 펑크를 내는 일들이 일어났다.
보스톤에 와서도 이런 경향이 되풀이되었다. 매번 한다한다 말은 해놓고 지키진 못하고, 그러다 보니 매번 변명만 늘었다. 몸이 안 좋다, 다른 일로 바빴다, 문제가 까다로워 생각 중이다, 등등... 그런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정작 내가 집중하고 먼저 해야할 "주업", 연구를 미루고 있었다. 한편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을 챙긴다든지 부수적인 일들에만 매달렸다. 그것도 좋은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맡은 일을 먼저 감당한 뒤에 할 일이었다.
어느샌가 내 안에 이렇게 일을 미루는 게으름이 자리잡은 것을 발견했다. 겉으로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척 보였을지 몰라도, 정작 결과물은 없었다. 매번 변명 뿐이었다. 잎사귀는 무성하지만 열매 맺지 않는 나무였다. 내가 그렇게도 싫어했던, "말만 그럴 듯 하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삶에, 내가 하는 일에 열의를 잃어버린 것 같다. 미래에 대해 분명히 꿈과 비전이 있는데, 그를 위한 치열한 노력은 사라졌다. 그냥, 그저 그렇게 하루를 흘려보내는 날들이 많아졌다. 왠지 그렇게 열심히 살지 않아도, 어떻게든 잘 되겠지... 라는 식으로 값싼 은혜를 바랐던 게 아닐까.
분명 예전엔 노력 없는 값싼 성공을 추구하지 말고, 땀흘려 값진 열매를 맺자는 글도 썼는데,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언제부터 이렇게 현실감각을 잃고, 마치 가상의 삶을 사는 마냥 넋을 놓고 있었을까.
다시금 뜨겁게 살고 열정적으로 노력하길 원한다. 내가 먼저 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일, 주업에 집중해야겠다. 제대로 우선순위를 지켜의미있는 삶을 살고, 내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by | 2009/11/13 20:32 | 하루하루. | 트랙백 | 덧글(1)







